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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통증과 일상의 기록, < 천장의 무늬 >

혹시 이유 없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나요? 어제까지 만해도 당연스럽게 해오던 일들이 끔찍이도 버거워지는 순간들 말입니다. 혹은 이유모를 두통이나 복통에 공부나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와도 우리는 진통제 한 알을 먹고 한숨 자면 나아질거라 여기며 크게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말로 쉽게 설명될 수 없는 것이라도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압니다. 모든 것이 세세하게 설명되고 분석되는 듯한 이 세계에서 때로 우리가 책을 읽고, 그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채우려는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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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다울은 용감하고도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없는 통증과 그 통증이 함께한 날들을 섬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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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의 무늬 ]

이다울

모두의 아픔이 보다 자세히 말해졌으면 좋겠다.

엄살이라는 말이 우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적고 말하고 듣는 일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

<천장의 무늬>, 이다울

초중고 시절 씨름대회와 턱걸이 시합에서 항상 우승하던 작가는, 어느 날부터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며 침대 위를 벗어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알 수 없는 고통과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고통, 그 이외에도 작가는 많은 것을 견뎌야 했습니다. 웃으며 농담으로 생각하는 친구들, 걱정과 부담을 함께 주는 위로들, 정신력을 타박하는 의사들까지. 숱한 날들을 침대 위에서 보내며 하지 못한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무수히 생각했습니다. 통증을 알아내기 위해, 또 해결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도 썼습니다.

이름과 해결책을 알 수 없는 통증을 껴안고, 그 사이에 작가가 만난 일상과 인연, 생각과 배움을 기록하였습니다. 기록으로 그 시간들은 생생해지고, 또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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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은 통증의 우울을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질병과 함께한 작가의 일상과 관찰은 새로운 시선과 재치 있는 문제로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가장 기대하는 독자의 반응은 “재밌다”라는 말이라는 작가의 인터뷰에 안심하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 책을 읽어나가시면 됩니다. 통증과 함께 부서져 내린 작가의 일상, 하지만 레이지 글래시스(lazy glasses)를 쓰고서 라도 놓지 않았던 지적 욕망, 동네의 작은 인연들까지도 재미나게 묘사하며 한 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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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에서의 낭독회나 파티, 배달이 가능한 전시는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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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생의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던 모습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필름으로 영화를 찍던 1960년대,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장본인이 시가를 문 채 내 휴대폰 안에서 하트를 받고 있었다.

<천장의 무늬>, 이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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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모든 것이 언택트화되는 이 시기는 다수에게 단절의 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와 화상회의의 보편화는 누군가에게 새로운 소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면도 주목해볼 수 있습니다.

울고 웃고 새로운 시각도 살펴볼 수 있는, 이 짧지만 깊은 치병의 기록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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